경영난을 이겨낸 화훼농장의 변신,
국내 최대 규모 온실식물원 세계꽃식물원
1994년 화훼농장에서 시작해 30년, 이제는 3,000여 종 식물을 품은 관광지로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아산만로에 자리한 세계꽃식물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식물원이에요. 한데 이곳에서 주력하는 건 화려하게 핀 꽃들의 향연이 아니에요. 오히려 씨앗이 잎이 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 식물의 전 생장 과정을 관찰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65일 꽃이 피는 공간이지만, 그것은 결과일 뿐이고, 세계꽃식물원이 정말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식물의 서사'라고 할 수 있어요.
화훼농장에서 시작한 30년의 여정
세계꽃식물원의 이야기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시절 이곳은 아산화훼영농조합법인이라는 화훼농장이었어요. 네덜란드에서 직접 튤립, 백합, 아이리스 같은 구근류들을 수입해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국내에 판매하거나 해외로 수출하던 농장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국제적 수준의 원예 기술을 갖춘 곳이었죠.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상황이 바뀌었어요. 국내 화훼시장이 점점 기반을 잃어가면서 농장도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는 국내 많은 농가가 직면한 문제였어요.
이 위기 속에서 농장의 주인들은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되었어요. 그 결과가 2004년 재배온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결정이었습니다. 꽃 농장에서 꽃 식물원으로의 전환이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3,000여 종의 원예종을 만나는 온실
개방 이후 세계꽃식물원은 연중 3,000여 종의 원예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알려져 있어요. 한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많은 꽃'을 보여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세계꽃식물원'이라는 이름은 '희귀한 꽃의 대궐'이 아니라, '세계의 원예종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곳'을 의미한다고 해요. 식물들이 어떻게 서식하고, 자라고, 생명을 이어가는지 그 과정 전체를 관찰하도록 설계된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365일 꽃이 피는 곳이지만, 세계꽃식물원이 전시하는 것은 꽃만이 아니에요. 씨앗에서 출발한 식물이 싹을 틔우고, 자라고, 꽃을 맺고, 다시 열매가 되어 새로운 씨앗을 만드는 그 모든 단계가 여기에는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방문할 때마다 같은 식물이라도 다른 생장 단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게 일회성 축제나 임시 전시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보는 문화에서 생활 문화로
2015년, 세계꽃식물원은 한 단계 더 진화했어요. 리아프 가든센터를 오픈한 거죠. 이제 식물을 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직접 구입하고, 돌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된 겁니다.
자신이 키워보고 싶은 식물을 고르고,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기르는 방식으로 꽃과 식물이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어요. 온실에서 생산한 식물을 직접 판매하기도 합니다.
꽃의 화려함이 아니라 식물의 서사를 보여주는 곳, 세계꽃식물원. 1994년 화훼농장에서 시작해 30년간 이어온 이야기가 여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아산 여행, 계속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