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국민의 성금으로 세운 기념비,
온양온천역 앞의 이충무공사적비
6.25 전쟁 와중에 임진왜란의 영웅을 기리다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대로 1496, 온양온천역 앞에 한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이충무공사적비입니다. 이 비는 1951년, 6.
25 전쟁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세워졌어요. 6. 25 전쟁은 국가가 마주한 또 다른 국난이었고,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국민의 성금으로, 이충무공의 업적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 비를 세웠던 것이에요. 국난 속에서 역사를 기억하려던 선대의 의지가 담긴 공간입니다.
거북 모양 받침 위에 선 비석
기념비의 형태는 전통과 격식을 담고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만든 거북 모양의 받침 위에 비석이 올려져 있는 구조로, 이는 동양의 전통 기념비 형식을 따릅니다. 거북은 오래도록 산다고 여겨져 장수와 지속을 상징하는 동물이에요.
비각 안에 안치된 이 비석에는 이순신 장군의 삶과 업적이 새겨져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비문이 담겨 있습니다.
부통령의 손글씨와 납북 직전의 마지막 글
이충무공사적비의 현판은 이시영 당시 대한민국 부통령이 직접 썼습니다. 1868년생으로 당대를 대표하던 인물이 비에 이름을 남긴 것이죠. 그리고 비문은 정인보(1893~1950)가 지었는데, 이것이 이 기념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사연입니다.
정인보는 1950년 북한으로 납북되기 직전에 이 비문을 남겼어요. 그것이 그가 남긴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드문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비문은 국한문 혼용체로 써졌는데, 당대의 비문들이 어려운 한문만을 사용하던 것과 달리 더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썼던 것입니다. 국난 속에서 역사 기억의 주체를 국민 모두로 확대하려던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에요.
정인보의 마지막 글이 그러한 열린 태도를 담고 있었다는 점은 그의 역사관과 민족관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1984년 지정, 역사 기록으로 남다
이충무공사적비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인정받게 됩니다. 1984년, 이 비는 충청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어요.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국난의 시대 속에서 역사를 기억하려던 민족의 정신을 담은 문화유산으로 공식 인정받은 것입니다.
1951년 국민의 성금으로 세워진 이 비, 부통령의 현판과 납북 직전 남겨진 비문은 이제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을 증거하는 기록물이 되었습니다.
온양온천역 앞, 만나기 쉬운 역사
이충무공사적비의 또 다른 가치는 접근성입니다. 온양온천역 바로 앞에 위치한 덕분에, 철도와 수도권 전철 1호선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쉽게 닿을 수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므로 차량이 없어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기념비는 온양온천 관광지와 함께 찾아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주변에는 온양민속박물관과 신정호 등의 관광지들이 있어, 하나의 여행지에서 여러 문화와 자연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온양온천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돌아나오는 길, 역 앞의 이 비를 마주하면 역사 속 국난의 순간과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마음이 다시금 생각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6.25 전쟁 와중에 국민의 성금으로 세워진 이 비, 그리고 그것을 기리는 부통령과 납북 직전의 비문 작가. 아산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한 시대를 만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