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웹진경주 인사이드 · 2026-09-07 · 읽는 시간 4분

경주 원성왕릉,
신라 왕의 예술이 담긴 소나무 숲

당의 영향과 신라의 독창성이 만난 38대 왕의 무덤

경주 원성왕릉, 신라 왕의 예술이 담긴 소나무 숲
경주 현지 사진

경주 외동읍으로 가면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왕릉 하나를 만날 수 있어요. 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무덤, 원성왕릉입니다. 지름 23m, 높이 6m의 원형 봉분은 그 자체로 위엄 있어 보이지만, 무덤 앞쪽으로 늘어선 석조물들—돌사자·문인석·무인석·화표석—의 섬세한 조각미가 이 왕릉을 특별하게 만들어요.

직접 가보면 1200년을 넘어 전해지는 신라의 조각 예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실감할 수 있어요.

당을 배우고, 신라의 개성을 담아내다

경주 원성왕릉의 석조물
경주 원성왕릉의 석조물

원성왕의 본명은 경신이며, 내물왕의 12대 후손으로 785년부터 798년까지 신라를 다스렸어요. 그는 단순한 왕이 아니었습니다. 독서삼품과라는 새로운 관직 등용 제도를 만들었고, 벽골제를 늘려 수리 시설을 확충하는 등 나라의 기반을 다지는 업적을 남겼어요.

당나라와의 적극적인 교류 속에서도 신라만의 특색을 잃지 않는 그런 왕이었던 만큼, 그의 무덤도 그 철학을 반영하고 있답니다.

원성왕릉의 무덤 제도는 당나라의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정작 세부 장식—특히 둘레돌에 배치된 12지신상(十二支神像)—은 철저히 신라식이에요. 동쪽·서쪽·남쪽·북쪽을 지키는 열두 지신을 돌에 새겨 넣는 방식이 신라 왕릉만의 독창적 수법이거든요. 외국의 양식을 받아들이되, 그 위에 자신들만의 손길을 더하는 그런 개방성이 신라 문화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각에 담긴 신라의 영혼

경주 원성왕릉 석조 세부
경주 원성왕릉 석조 세부

원성왕릉에 서 있는 석조물들의 조각 수법은 정말 압도적이에요. 봉분 앞쪽 약 80m 떨어진 지점에는 돌사자 두 쌍이 마주 보고 있고, 그 뒤로 문인석·무인석·화표석(무덤을 표시하는 돌기둥)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요. 특히 무인석이 인상적인데, 힘이 넘치는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일반적인 신라 석조물들과는 다릅니다.

서역인, 즉 페르시아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로 국제적인 감각이 드러나 있어요.

이 모든 석물들의 조각 치밀함은 신라 조각품 중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돌사자의 생생한 표정, 문인석의 품위 있는 자세, 무인석의 당당한 몸짓—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이에요. 단순히 왕을 무덤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왕의 위엄과 신라의 문명 수준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23m원성왕릉 봉분의 지름

왕을 물 위에 떠다니게 했다는 설화

원성왕릉이 조성되기 전, 이 자리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 연못의 모습을 그대로 둔 채로 왕의 시체를 수면 위에 걸어 장례를 치렀다는 속설이 전해진다는 거예요. 덕분에 '괘릉(掛陵)'이라는 이름도 붙었는데, '괘'는 '걸다'는 뜻이니까요.

실제 역사인지, 아니면 이 무덤에 대한 경외심이 빚어낸 설화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만큼 원성왕릉이 후대인들에게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졌다는 건 확실해요.

소나무 숲 속의 고요한 왕릉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 맨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고요함이에요. 무덤을 둘러싼 소나무 숲이 바깥 소음을 차단해주고, 침침한 숲 그늘 속에서 석조물들이 차분하게 자신들의 역할을 해내고 있죠. 일곱 봉분이 일렬로 나타나는 구간(왕릉 진입로)에서는 신라 왕릉 특유의 웅장함이 한눈에 들어와요.

경주에 왕릉이 많다고 들었어도, 막상 앞에 서면 그 규모감과 정교함에 압도되곤 합니다.

원성왕릉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요. 특별한 시설은 없지만, 걸어 다니며 돌사자·문인석·무인석을 둘러보고 나면 신라 왕릉 아키텍처의 완성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돼요.

체크리스트
신라 38대 왕 원성왕(재위 785~798)의 무덤
지름 23m, 높이 6m의 원형 봉토분
돌사자·문인석·무인석·화표석 등 석조물 완비
12지신상이 조각된 둘레석
신라 조각미술의 최고 수작으로 평가
도시전설 팁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읍 신계입실길 139. 이 자료에서는 이용요금·이용시간·휴무일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어요. 방문 전에 경주시 관광 안내로 최신 정보를 확인해주세요.
당의 영향 속에서도 신라의 손길을 잃지 않은 왕릉이에요. 경주 왕릉들을 돌아볼 때 꼭 들러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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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7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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