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궁촌리 음나무,
천 년을 지켜온 마을의 신목
정월 제사와 단오 굿으로 보살피는 우리나라 최고령 음나무 이야기

삼척 근덕면 궁촌리에는 1,000년을 훨씬 넘게 서 있는 음나무 한 그루가 있어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나무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믿음과 보살핌이 함께 자라온 역사의 증인입니다. 이곳을 찾아가시면 나이 든 나무가 품은 세월의 무게를 직접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
천 년을 버텨온 나무의 규모
궁촌리 음나무의 수령은 1,00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높이만 17. 5m에 가슴높이 둘레는 5.
5m, 밑동 둘레는 6. 4m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음나무 중 하나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거대한 나무가 천년을 넘게 살아온 것만으로도 경이로운 일인데,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그 생명을 지켜온 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음나무를 신목으로 여겨 보호해온 전통은 오래되었어요.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해치면 피해를 본다는 이야기를 전해오며 서낭당의 신목으로 삼아 왔습니다.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가 오랜 시간 이 나무와 함께 만들어온 신성함이라고 해석해보면, 그 오랜 우정과 약속의 무게가 더 깊게 느껴져요.
매해 되풀이되는 제례와 굿
궁촌리 음나무에서는 매년 정월이 되면 제사를 지낸다고 해요. 그리고 단오 때는 큰 굿을 올리곤 합니다. 천년 동안 마을이 풍요롭고 평안하기를 빌며 올리는 이 작은 의식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이 나무가 그렇게 오래 살아올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 같아요.
이런 전통이 이어져온다는 것 자체가 마을 공동체의 강한 유대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음나무의 잎이 필 때 어느 쪽에서 먼저 나는지로 그 해의 풍년을 점친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동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동 지역이 풍년이 들고, 서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서 지역이 풍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이것도 이 나무가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삶과 계절의 변화를 함께 나누는 공동체의 일부였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느껴져요.
고려 공양왕과의 역사적 인연
음나무가 자리한 곳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담겨 있어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음나무가 서 있는 곳이 바로 고려 공양왕이 유배되어 은거하던 집 뜰이었다고 전해진다고 합니다. 천 년이 넘는 동안 이 나무는 역사의 변화를 모두 지켜보며 묵묵히 서 있었던 셈이에요.
음나무 인근에 자리한 소나무, 고욤나무, 뽕나무, 향나무도 예전 주거지의 흔적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특정 역사상 인물과 이 마을을 연결하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궁촌리 음나무는 단순한 자연유산을 넘어 우리 역사와 민간신앙이 함께 어우러진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방문하실 때 이런 배경을 알고 나무를 바라보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역사의 깊이가 느껴질 거예요.
찾아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궁촌리 음나무는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452번지에 위치하고 있어요. 삼척 궁촌에서 하차 후 약 1㎞를 도보로 이동하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에 보호와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으니 방문하실 때는 안내문을 따르시고 나무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근덕면 일대에는 궁촌해변, 해양레일바이크, 영은사 등 함께 둘러볼 만한 명소들이 가까이 있어요. 음나무를 중심으로 하루 일정을 짜보면서 마을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지역민들의 살아온 이야기까지 함께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천 년의 세월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함께 자라온 신목이에요. 역사와 믿음이 깃든 이 자리를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