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섬진강,
3개 도의 경계를 흐르는 천년의 강
고려 시대 두꺼비 떼 전설부터 임진왜란까지, 역사를 담은 강

순창으로 들어가는 길에 만나는 섬진강, 단순한 풍경만이 아니라는 걸 아시나요? 이 강은 진안군 팔공산의 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북서쪽으로 흐르다가 정읍과 임실의 경계에 이르러 큰 저수지를 이루고, 다시 순창과 곡성, 구례를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듭니다. 지도를 펼쳐보면 흥미로워요.
이 한 줄기 강이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세 개의 도를 가로지르고 있거든요. 단순히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의 굵직한 현장들이 모두 이 강의 어딘가에 묻혀 있다고 생각하면 훨씬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고려 시대 두꺼비 떼, 왜구를 격퇴한 신비한 이야기
섬진강의 이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세요? 본래 이 강은 '모래가 고우므로 두치강', '모래가람', '다사강'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대요. 그런데 고려시대 1385년, 왜구의 침입으로 하구가 위험해졌을 때의 일입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 갔다'고 해요. 그 신비로운 일이 있은 후로 '두꺼비 섬(蟾)'이라는 글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역사 속 전설 같은 이야기지만, 옛 사람들에게는 실제의 기억이었을 겁니다.
섬진강이 흐른 땅은 동학농민전쟁의 무대이기도 했고,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는 왜군이 침략해 들어온 경로였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가야 문화와 백제 문화가 충돌하던 지대였고, 신라와 백제의 경계이기도 했어요. 한 줄기 물길이 이렇게도 많은 역사를 담고 있다니, 강을 따라 흐르며 생각하면 천 년의 시간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은어와 참게, 섬진강이 품은 명산물
섬진강을 찾는 사람 중 많은 수는 명산물을 기대하고 옵니다. 은어와 참게가 바로 그것인데, 맑은 물에서만 사는 은어의 은은한 향과 참게의 쫄깃한 맛은 이 강만이 줄 수 있는 맛이에요. 하류에는 신라 시대 고찰 쌍계사가 있고, 그 주변의 불일암과 불일폭포도 찾는 이가 많습니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음식까지 어우러진 섬진강 나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세 도의 경계를 흐르는 섬진강, 그 물이 담은 역사를 따라가 보세요. 금강처럼 굽이치는 그 흐름이 순창의 풍경을 가장 아름답게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