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웹진안성 인사이드 · 2026-09-11 · 읽는 시간 3분

안성 봉업사지,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셨던 사찰의 터

진전사원의 역사, 5층 석탑과 석불에 담긴 천 년의 시간

안성 봉업사지,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셨던 사찰의 터
안성 현지 사진

안성 봉업사지는 비봉산 자락의 죽산면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어요.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서 황량해 보일 수 있지만, 이곳의 역사를 알고 보면 참 특별한 곳이랍니다. 1966년 경지정리 작업 중에 '봉업사'라는 명문이 새겨진 향완과 반자가 나왔는데, 그것으로 이곳이 봉업사였음이 비로소 밝혀졌다고 해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셨던 비봉산 아래의 봉업사'가 바로 이곳이었던 거죠.

왕의 추도를 위해 지어진 특별한 사찰

안성 봉업사지
안성 봉업사지

봉업사의 가장 특별한 점은 '진전사원'이었다는 사실이에요. 진전사원이란 왕실의 의지에 따라 죽은 왕의 진영(초상화)을 모시고 그 위업을 기리며 명복을 비는 사찰을 뜻한답니다.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셨다는 것은 이곳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주죠.

태조의 진전사원은 전국의 이름난 사찰에만 두었대요. 개성의 봉은사, 논산의 개태사 같은 유명한 사찰들에도 진전사원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서 황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봉업사가 결코 만만한 사찰이 아니었다는 것은 그곳에 남겨진 유물들이 증명해주고 있어요. 2023년 7월까지도 이곳은 사적 지정을 위한 문화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하니, 지금도 그 역사적 중요성이 계속 재평가받고 있는 장소랍니다.

고려 초기의 정교한 석탑과 불상들

안성 봉업사지
안성 봉업사지

봉업사지에 남겨진 가장 주목할 만한 유물은 5층 석탑이에요. 이 탑은 고려 시대 초기 탑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경기도 내의 탑들 중에서 조형미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1968년 복원공사 때는 사리 장치와 유물도 발견되었어요.

그 정도면 이 탑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지의 석불입상도 주목할 만해요. 죽주산성 아래 쓰러져 있던 것을 봉업사지로 옮겨온 것인데, 고려 초기에 유행했던 지방 불상 양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합니다. 약간 뒤로 젖힌 몸과 내민 가슴, 그리고 꼿꼿하게 선 자세—이런 표현은 당시 불상 조각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은 석불과 삼층석탑을 기자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전해지는데, 그만큼 지역과 함께 숨 쉬어온 유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자 신앙의 흔적들이 남은 곳

봉업사지 주변에는 태평미륵이라는 또 다른 불상도 있었다고 해요. 마을 사람들이 석불과 삼층석탑, 태평미륵을 기자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오랜 세월 이곳이 지역민들의 정신적 중심지였음을 보여줍니다. 왕실 차원의 추도 공간이면서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믿음이 모이던 곳이었던 거죠.

지금도 봉업사지를 방문하면 그 자리에서 천 년 세월의 켜가 느껴져요. 웅장했던 사찰이 흔적으로 남고, 왕실의 기도가 민간의 소원으로 변화했고, 고려의 역사가 지역의 기억이 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방문 전에 꼭 알아두세요

봉업사지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죽산리 145-3에 위치하고 있어요. 터만 남아 있어서 특정 건물을 기대하시면 안 될 것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려 초기 사찰의 배치와 역사를 생각하며 고요하게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용요금이나 개방 시간에 대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방문 전에 안성시 관광 안내에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도시전설 팁
터만 남아 있으니 사전에 경로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세요. 이용요금·개방 시간·휴무일은 확인 후 방문 부탁드립니다.
고려 태조의 기도가 닿던 사찰의 터에서, 천 년의 시간을 느껴보세요. 터 위에서 역사가 다시 살아나는 경험이 될 거예요.
#봉업사지#고려 태조#5층 석탑#진전사원#안성 문화유산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11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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