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죽산리 당간지주,
고려 초기 사찰을 말해주는 석조 기둥
봉업사지의 당간지주, 고려의 건축 기술과 정신이 담긴 유물

안성 죽산리 봉업사지의 5층 석탑 근처에는 당간지주가 서 있어요. 당간지주는 사찰 앞에서 깃발을 달아두는 당간이라는 긴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주는 석조 기둥을 말합니다. 지금은 깃대가 사라지고 기둥만 남아 있지만, 이 두 기둥만으로도 고려 초기 사찰의 규모와 격을 짐작할 수 있어요.
봉업사지가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셨던 중요한 사찰이었다면, 이 당간지주는 그 사찰의 위엄을 표현했던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로 마주한 두 석기둥의 배치
안성 죽산리 당간지주는 동서로 마주 서 있어요. 두 지주를 사각형 기둥처럼 동일하게 다듬어 세웠다고 해요. 각 면에 정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 거친 수법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제작 과정을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당간지주의 모서리는 경사지게 깎아 부드럽게 하였으며, 정상부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면서 곡선을 그리도록 다듬어져 다소나마 장식적인 기교를 엿볼 수 있어요. 당간지주 안쪽 면에는 별다른 흔적이 없으며, 꼭대기에 사각형으로 판 간구를 마련하여 당간을 고정할 때 연결하는 간을 끼우도록 했습니다.
고려 초기 건축 기술의 변화를 보여주다
안성 죽산리 당간지주는 전체적으로 거칠게 다듬어져 정연하지는 못하지만, 규모가 상당히 크고 봉업사를 크게 중창할 때 함께 제작한 것으로 보여 고려 초기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돼요. 이 당간지주는 기단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고려 시대 들어와 세련되고 장식적인 외관보다는 안정적이고 기능에 충실한 당간지주를 건립하는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봉업사의 위엄을 받쳐주던 구조
당간이라는 것은 단순한 깃발 거치대가 아니었어요. 사찰의 입구에 세워지는 당간은 그 사찰의 위엄과 격을 표현하는 상징물이었거든요. 특히 왕실 차원에서 지원하는 진전사원 봉업사의 당간이라면, 그 규모와 제작 정신이 더욱 특별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남아있는 당간지주만 봐도 그 당시 석공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이 기둥을 다듬었는지 느낄 수 있어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견고하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정중했을 그 정신이 1000년을 넘은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방문 전에 꼭 알아두세요
안성 죽산리 당간지주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죽산리 728에 위치하고 있어요. 봉업사지와 바로 옆에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아요. 이용요금, 개방 시간, 휴무일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으니, 방문 전에 안성시 관광 안내에 문의해보세요.
동서로 마주한 당간지주 앞에서, 고려 초기 사찰의 위엄을 느껴보세요. 깃대를 받쳐주던 석기둥의 무언의 증언이 천 년을 건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