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숨결과 미스터리한 금종,
당진 영탑사
웅산 자락에 자리한 천 년 넘은 사찰

당진시 면천면 성하로에는 웅산이라는 산이 있어요. 해발 254. 9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이 산의 동쪽 자락에는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온 사찰 하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영탑사예요. 이 절은 이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한반도의 오랜 역사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신라부터 고려까지, 시간 속에 뿌리내린 사찰
영탑사의 역사는 신라 말기로 거슬러 올라가요. 영탑사는 신라 말 도선국사라는 고승이 창건한 절이라고 전해집니다. 도선국사는 신라 하대의 저명한 승려로서, 풍수와 선학(禪學)으로 유명했던 인물이에요.
도선국사의 손으로 창건된 이 절은 그 뒤 고려 시대까지 이어져내려옵니다. 고려 충렬왕 때에는 보조국사라는 또 다른 고승이 이 절을 크게 중건했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신라에 심어진 씨앗이 고려 시대 꽃을 피운 셈이랍니다.
보물로 지정된 비로자나금동삼존불상
영탑사의 본전에는 특별한 불상이 봉안되어 있어요. 바로 비로자나금동삼존불상인데, 이것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비로자나불은 우주 전체를 상징하는 불상으로, 불교 전통에서 최고의 경지를 나타내는 존재로 여겨져 왔어요.
이 불상이 금동(금과 구리를 섞은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양쪽에 보살이 함께 배치된 삼존 형식이라는 것은 이 절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는지를 말해줍니다. 본전을 찾는 방문객들이 이 불상 앞에서 오랜 역사의 무게를 느낀다고 해요.
자연 암석 위에 세워진 독특한 7층석탑
절 경내에 서 있는 7층석탑은 여느 사찰의 탑과는 다른 특별함을 갖고 있습니다. 이 탑은 자연 암석 위에 쌓아 올린 독특한 형식으로 만들어졌거든요. 보통의 석탑이 평평한 기초 위에 차근차근 쌓여 올라가는 것과 달리, 영탑사의 7층석탑은 땅 위 자연 암석을 그대로 살려서 그 위에 탑을 세운 것이에요.
이런 형식은 매우 드물어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공이 만나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옛 승려들의 창의로운 정신을 읽어낼 수 있어요.
가야사 금종의 미스터리
영탑사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문화재가 있는데, 바로 범종입니다. 이 범종 역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어요. 이 종의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만들어진 시간과 연원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에 새겨진 기록에 따르면, 1760년 2월에 가야사의 법당 금종을 백 근의 금을 녹여서 만들었다고 되어 있어요. 그리고 덕산, 홍주, 면천 지역의 신도들이 시주한 기록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생기지 않나요? 바로 가야사의 금종이 어떻게 영탑사로 오게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가야사는 흥선대원군이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쓰기 위해 불태운 사찰로 알려져 있어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 절은 사라졌지만, 그 절의 금종은 어떤 경로인지 알 수 없이 영탑사로 흘러오게 된 것이지요. 이것은 지금도 알려진 바가 없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1760년에 기록된 이 범종은 단순한 불구가 아니라, 역사 속 미처 기록되지 않은 한 절의 시간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충남 유형문화재 약사여래상과 거대한 괴목
영탑사의 문화재 목록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영탑사의 약사여래상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요. 약사여래는 질병을 낫게 해주는 부처로 알려져 있으며, 방문객들의 치유를 기원하는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절 주변에는 거대한 괴목들이 있어서, 이들이 만드는 그림자와 초록색 터널은 방문객들에게 신성한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어요. 이런 오래된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절이 신라 시대부터 얼마나 오랜 세월을 어떤 정성으로 돌봐져 왔는지가 느껴집니다.
신라부터 고려까지 이어온 영탑사, 그리고 아직도 풀리지 않은 가야사 금종의 미스터리. 당진으로의 여행, 이런 역사 속에서의 만남이 가능하다는 게 참 흥미로워요. 다음 당진의 이야기로 또 만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