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웹진양양 인사이드 · 2026-09-10 · 읽는 시간 3분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신라 선종의 시작을 담다

동해를 바라보는 언덕 위의 신묘, 한반도 석조부도 역사의 출발점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신라 선종의 시작을 담다
양양 현지 사진

양양 강현면의 진전사터. 동해의 광활한 바다를 내려다보는 작은 언덕 위에 서 있는 탑이 있어요. 이곳이 바로 도의선사탑이라는 신비로운 이름을 가진 유적입니다.

한 때 번성했던 고대 사찰의 터 위에서 천 년이 넘게 그 자리를 지켜온 이 탑을 보면,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깊고 무거운지를 느끼게 됩니다.

선종을 펼치려 했던 도의국사의 신비한 삶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도의라는 승려가 있었어요. 신라 선덕왕 5년(784년)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헌덕왕 13년(821년)에 귀국합니다. 그가 품고 돌아온 것은 당시 신라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종'이었어요.

하지만 신라는 아직 교종만을 중요하게 여기던 시대였기에, 도의의 새로운 가르침이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도의는 서화, 낙산, 법흥 등 여러 산들을 돌아다니며 수도했대요. 마침내 진전사로 들어와 선종의 교법을 펼쳤지만, 세상의 인정을 얻지 못한 채 입적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그가 심은 선종의 씨앗은 훗날 신라 불교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갔어요.

이 탑은 그렇게 외로이 길을 걸었던 한 승려의 묘탑이 되어, 오늘까지 진전사의 유산을 지키고 있습니다.

8각의 탑신에 담긴 신라의 정교한 기술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

이 탑이 일반적인 다른 탑들과 다른 점을 아시나요? 보통의 석탑은 정사각형의 기단 위에 같은 형태의 탑신을 올리는데, 도의선사탑은 아래로는 4각 기단을 두고 위로는 8각의 탑신을 올렸어요. 마치 두 가지 기하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무언가 신비한 조화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2단으로 이루어진 기단의 각 면마다 모서리와 중앙에 기둥 모양을 정교하게 새겨두었고, 그 위로는 8각의 돌을 얹어 탑신을 받도록 했어요. 이 돌의 옆면에는 연꽃까지 섬세하게 조각했습니다. 8각의 기와집 같은 탑신의 한쪽 면에만 문짝 모양을 새기고, 다른 곳에는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했어요.

신라의 석공들이 얼마나 정밀한 기술을 가졌는지, 그리고 아름다움과 소박함을 어떻게 균형 있게 담아냈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한반도 석조부도 역사의 첫 시작

도의선사탑이 얼마나 중요한 문화유산인지는 그 역사적 의미에서 드러나요. 이 탑은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석조부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부도란 고승들의 사리를 모신 묘탑을 말하는데, 도의선사탑이 바로 그런 석조부도 문화의 첫 장을 열었다는 뜻입니다.

9세기 중반 경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 탑은, 후대로 갈수록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해질 한국 석조부도 예술의 모태가 되었던 거죠.

도시전설 팁
이용요금, 개방 시간, 휴무일은 확인되지 않았어요. 야외 문화유산이므로 대체로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지만, 방문 전 진전사지의 현황을 현지에 미리 문의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동해를 바라보며 천 년을 서 있는 탑. 신라 선종의 외로운 여정을 이 탑 위에서 느껴보세요.
#진전사지 도의선사탑#신라 석조부도#선종#도의국사#강원도 역사문화유산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10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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