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정유재란열부순절지,
아홉 부인의 정절이 피우는 양귀비꽃
1592년 정유재란의 혼란 속에서 정절을 지킨 아홉 부녀자, 1681년 정려를 받다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칠산 앞바다가 보이는 묵방포 자리에는 아홉 부녀자의 정절을 기리는 순절비가 서 있어요. 정유재란 당시 왜적의 참화가 절정에 이른 9월, 호남의 서남단일대가 그들의 손아귀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랍니다. 역사 속 비극이지만, 그 속에서 한 집단이 지켜내고자 했던 정절의 의미를 만나보세요.
아홉 부인의 결단, 정절을 지키다
함평군 월야면 월악리 등에 거주했던 동래 정씨, 진주 정씨 두 문중의 아홉 부녀자들이 벌인 일이었어요. 각기 남편들이 전사하거나 왜적에게 붙잡히자, 화를 피하기 위해 현 위치인 묵방포 앞 칠산 앞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고 해요. 여자로서 지고한 정절을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선택이 어떤 의미였는지,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 같아요.
89년 뒤, 나라가 정절을 기리다
순절이 있었던 지 89년이 지난 1681년, 나라에서 마침내 이들의 정절을 인정했대요. 상을 주고 정려(旌閭)를 내려 이들의 정절을 기렸다고 하는데, 그 시간의 간격 자체가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해줘요. 현재 두 개의 비각은 1942년과 1964년에 세운 것으로, 바다를 뒤로 하여 팔각 돌기둥 네 개를 세우고 그 위에 팔작형의 지붕돌을 올려놓은 모습이라고 해요.
양귀비꽃이 피워내는 추도(追悼)
순절비 부근으로는 온통 양귀비꽃 군락지라고 해요. 붉은 양귀비꽃과 순절지 뒤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처연하다니, 봄날 이곳을 찾아간다면 아홉 부인들의 정절을 꽃으로 추도하게 될 것 같아요. 역사적 비극 위에 피어난 꽃들이 가진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절로 역사에 이름 남긴 아홉 부인, 칠산 앞바다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거예요.








